문을 조용히 닫는 사람
평소에 앞날을 읽던 머리가 멈추면 감각 쪽으로 쏠려요. 폭식하거나 밤새 술을 마시거나 갑자기 머리를 자르는 식이에요.
날짜를 넣으면 지금이 어느 단계인지 알려드려요.
오래 참다가 결심한 뒤예요. 이미 마음 안에서는 몇 달 전에 끝났어요.
연락을 완전히 끊어요. 이 침묵을 고민 중이라고 읽으면 안 돼요.
죄책감이 올라와요. 상대를 아프게 한 방식을 계속 되짚어요.
문은 닫혔지만 마음은 남아 있어요. 다만 다시 여는 데는 아주 오래 걸려요.
한 번에 되지 않아요. 시간을 두고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 외에 방법이 없어요.
참는 습관이 그대로 돌아와요. 괜찮다고 할 때 한 번 더 물어봐야 해요.